평범한 문학 교사 허문오의 일상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건, 언제나 맨 끝줄에 앉아 존재감이 없던 제자 이강의 작문 과제를 읽으면서부터였습니다.
문오는 그 위험한 재능과 서사에 단숨에 매료되고 맙니다.
문오의 묵인과 지도 아래 이강의 글은 점점 더 대담해집니다.
이강은 단순히 훔쳐보는 것을 넘어 민우의 엄마에게 접근하고, 그 가정의 깊숙한 비밀을 헤집으며 현실을 뒤흔들기 시작하죠.
소설의 재미를 위해 현실의 인물들을 조종하는 소년의 모습에 문오는 뒤늦게 통제하려 하지만, 이미 고삐는 풀린 뒤였습니다.
이강의 글은 단순한 관찰을 넘어 수훈의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 가고, 문오는 소년이 들려주는 불륜과 살인이라는 파격적인 서사에 완전히 중독되어 이강의 위험한 폭주를 계속 부추긴다.
이강의 다급한 거짓 유도에 속아 수훈이 가족을 죽이려 한다고 오해한 문오는 경찰을 부르며 소동을 피우지만, 현장은 빗나간다.
직후 이강이 올린 폭로 글로 인해 문오는 동료 작가를 모함하고 시험지를 유출한 사기꾼'으로 몰려 학생들의 거센 손가락질 속에 학교에서 비참하게 해고당한다.
맨 끝줄 소년 결말
이강이 허문오를 파멸시킨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말의 핵심은 12년 전, 보육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어린 이강에게 문오는 처음으로 이야기의 재미를 알려준 따뜻한 어른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오가 보육원을 떠나며 내뱉은 구질구질하고 특별할 것 없는 아이의 이야기라는 차가운 말 한마디는 어린 소년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죠.
소년은 결심합니다.
특별할 것 없다던 자신이, 문오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 가장 특별하고 치명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겠다고 말이죠.
결국 이 결말은, 말 한마디를 함부로 내뱉은 어른이 자신이 상처 준 소년에게 완벽하게 되돌려 받는 부메랑 같은 복수극입니다.
이강은 문오가 자신을 무시했던 바로 그 글쓰기라는 무기로 문오의 열등감과 사생활을 교묘하게 요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모든 이야기가 가짜였다고 밝히며, 문오의 인생을 구질구질하고 특별할 것 없게 만들어버리죠.
결국 마지막 장면에 다시 나타난 이강은 문오에게 영원한 낙인을 찍은 셈입니다.
당신이 무시했던 그 구질구질한 소년이, 이제 당신의 남은 인생을 써 내려갈 주인이라는 잔인하고도 명확한 서열의 정리를 보여주는 결말입니다.
이미지출처 : 넷플릭스